본문 바로가기
자기계발/책 후기

트렌드 차이나 2020, 중국의 과거와 미래의 모든 것이 담겨져있다.

by 뽀리아빵이 2020. 1. 15.
반응형

▣ Short Summary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미래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런 장밋빛 전망은 급격히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결정적 원인은 무역전쟁에서 장기전 양상으로 들어간 미국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 내부에 그동안 축적되어 온 문제들도 또한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당장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다소 섣부른 면이 있다. 3조 1000억 달러 전후의 외환보유고, 막대한 무역흑자, 전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다는 4차 산업의 발흥은 여전히 중국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중국은 한국이 경원시하거나 적대적으로 대하기에는 이미 너무 커버렸다. 미국도 버거워할 정도이다. 그런 중국이 우리 바로 옆에 있다. 인접한 국가는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중국으로부터 배울 것도 적지 않다는 사실까지 더한다면, 지형적으로, 역학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이웃을 우선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이 책은 12명의 주요 언론사 전  현직 베이징 특파원들이 35개의 키워드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중국의 진면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집단적 우를 범할 수 있고 이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선입견을 버리고 불편부당의 관점에서 현재 중국의 트렌드와 미래의 중국을 있는 그대로 파헤쳐 소개한다

 

 

더보기

▣ 차례

프롤로그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중국을 보자!

 

1장 차이나 리스크 - G1 진입을 가로막는 철옹성 같은 걸림돌

1. 톈안먼과 홍콩 사태 - 외면한다고 잊힐 리야? 빨리 치유해야 할 곪은 상처

2. 대기오염 - 소가 웃는다, 십면매복 스모그 속의 G1 몽상

3. 열악한 의료 현실 - 화타, 편작도 울고 갈 참담한 의료 현실

4. 빈부격차 - 헬차이나 소환하는 하늘 아래 다른 사회주의

5. 지하경제 - 더러운 돈의 전성시대, 이대로 방치하면 암울한 미래

6. 범죄사회 - 만악의 근원 조직폭력배, 체제 안정에도 큰 위협

7. 반칙사회 - 황당하게 변질된 첸구이쩌(潛規則), 사회 발전 막는 암

 

2장 국민성과 국격 - 일류 국가 위해 업그레이드 시급

8. 맹목적 애국주의 - ‘국뽕’이라는 말 들어도 할 말 없는 반중 정서의 온상

9. 패배의식 - 계급사회 고착화를 바라보기만 하는 저항정신의 부족

10. 허풍기질 - 누가 뭐래도 나는 달라, 경제까지 망치는 허세 심리

11. 모럴 헤저드 -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쓰레기통에,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

12. 보복심리 - 중국인의 잔인한 복수 기질과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막무가내 조치

 

3장 차이나 파워 -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13. 중국 붕괴론 - 서구 세계의 희망 사항인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14. 중국 분열론 - 붕괴론과 일란성 쌍둥이인 분열론의 허와 실

15. 중국 위험론 - 미국의 이익 지키는 차원에서 개발된 중국 때리기 위한 논리

16. 부패와의 전쟁 - 민관 가리지 않고 부정부패 만연, 그리고 사정 당국의 서슬 퍼런 칼날

17. 차이나 로드 - 차이나 러시든 엑소더스든, 모든 길은 중국으로 통한다

 

4장 차이나 이노베이션 - 혁신으로 무장한 4차 산업혁명의 성지

18. 모바일 결제 시대 -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 적선도 화대도 모바일 결제로!

19. 공유경제 - GDP의 10%에 이르는 규모, 이성 친구도 공유 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

20. 온라인 굴기 - 글로벌 인터넷기업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중 7개사가 중국 기업

21. AI와 로봇 기술 -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기술까지 선두로 뛰어오르다

22. 드론과 미래차 기술 - 미국 유망 기업이 폐업할 정도로 앞서나가는 글로벌 원톱

23. 무인화 혁명 - 자동차 자판기에서부터 무인 물류센터, 무인 배송, AI 진료까지 도입

24. ICT 강국 - ‘짝퉁’에서 ‘진퉁’으로, 혁신 바람에 올라탄 기술 극강 기업들

25. 대중창업ㆍ민중정신 - 대중이 창업하고, 전체 인민이 혁신하자는 과학기술 진흥 정책

 

5장 차이나 컬처 - G1을 목전에 둔 대국답게 문화 강국 DNA도 대폭발

26. 미술시장 - 미술이 요술방망이가 되는 세상, 창작의 자유 제대로 누리면 극강

27. 영화산업 - 할리우드를 무릎 꿇리는 ‘찰리우드’ 시대가 도래할 것

28. 스타산업 - 할리우드의 ‘아바타’를 뛰어넘어 결국엔 찰리우드로 향할 것

29. 1인 미디어 - 혼자서도 빠르게 멀리 가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왕훙’ 쓰나미

20. 온라인시대 - 언론, 문학, 출판 등 문화 분야도 극강 사이버 세계로

 

6장 팍스 시니카 - 신기루라고 매도해선 안 될, 현실로 다가온 ‘중국몽’

31. 공산당 철권통치 - 창당 100주년을 앞둔 공산당, 한동안 일당독재는 변함없을 것

32. 경제대국 - 배부른 시대를 뛰어넘어 유토피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발전 속도

33. 군사강국 - 3위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은 채 미국을 맹추격하는 막강한 군사력

34. 무기수출대국 - 미국조차 경악할 핵폭탄 제조 기술로 세계 무기 시장 판도를 바꾸다

35. 일대일로 - 지구촌을 사통팔달로, G1을 향한 중국의 진격은 현재 진행형

 

에필로그 - 중국의 오늘과 내일을 알아야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

 

1장 . 차이나 리스크 - G1 진입을 가로막는 철옹성 같은 걸림돌

 

중국은 19세기 말 열강들의 침략으로 동아시아의 병자로 전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수천 년에 걸쳐 세계적 강대국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G1이었다. 그러니 1세기도 훨씬 더 지난 지금 다시 G2를 넘어 G1이 된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등에 업고 날개를 단 경제 상황에 비춰 봐도 아무리 늦어도 2050년까지는 희망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 않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도 명실상부한 G1이 되려면 경제력만 키워서는 안 된다. 정치, 사회 등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모든 국가들이 인정할 차이니스 스탠더드를 확립, 세계를 리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경받는 진정한 G1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차이니스 스탠더드의 확립은 말처럼 쉽지 않다. 현재 직면한 정치, 경제, 사회적 리스크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곳곳에 철옹성 같은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톈안먼(天安門)과 홍콩 사태 - 외면한다고 잊힐 리야? 빨리 치유해야 할 곪은 상처

 

명나라 영락제가 천하를 태평하게 만들겠다는 염원을 담아 왕조 정궁의 정문으로 톈안먼을 세운 것이 60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쉽게도 아직도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이후만 하더라도 톈안먼을 중심으로 대란이 발생한 것이 한두 건이 아니다. 1960년대 중반에 발생해 10여 년 동안 이어진 문화대혁명 기간의 동란들, 1976년 4월 5일과 1989년 6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폭발한 톈안먼 유혈 사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후자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은 두 번째의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당연히 3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던 만큼 톈안먼 주변은 편안하지 않았다. 톈안먼 광장에 시위 재발을 차단하려는 경찰의 경비가 삼엄했다. 대학가 풍경 역시 비슷했다. 비록 30년 전의 일이기는 했으나 당시의 주역들 상당수가 여전히 멀쩡히 두 눈 뜨고 살아 있고 사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인 탓이었다.

 

톈안먼 주변이 계속 이렇게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좋을 게 없다. 무엇보다 G2 국가의 국제적 위상에 계속 의문 부호가 따라붙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사태에 대한 재평가 요구도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으로 먼저 희생자 가족들이 중심인 톈안먼어머니회의 행보를 꼽을 수 있다. 2018년에는 시진핑 주석에게 “톈안먼 사태는 인민에 대한 국가의 범죄였다.”라고 주장하는 편지를 보낸 후 사태 재평가 요구 농성만 벌였다. 2019년 6월 4일을 전후해서는 장셴링을 비롯한 다수의 어머니회 멤버들이 자택에 격리된 채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에 동조하면서 사태의 중심에 섰던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정치비서였던 바오퉁 역시 88세의 고령임에도 재평가를 적극 요구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로 손꼽힌다. 또 톈안먼 사태 당시 희생자들에 대한 치료 임무를 진두지휘한 인민해방군 301병원의 의사 장옌융 소장(우리의 준장에 해당)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칭화대 법학과의 쉬장룬 교수, 투옥과 석방을 되풀이하는 유명 반체제 인사 천윈페이 등이 재평가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는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애써 무시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입에 올리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고 있다.

시위 주동자들의 거세지는 반발, 그리고 홍콩 사태: 이에 대해 사태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당사자들이 줄기차고도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먼저 당시 시위를 주도한 해외 망명객들의 반발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 무명의 당사자들이라고 해서 침묵하라는 법은 없다. 본토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홍콩 시민들 역시 거론해야 한다. 2019년의 경우 30주년의 상징성 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 대대적으로 사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행사와 반중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시위는 급기야 홍콩으로 피신한 정치범들을 중국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투쟁인 ‘반송중’으로까지 이어져 무려 2000만 명 전후의 홍콩 시민들을 거리로 뛰쳐나오도록 만들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전향적인 태도변화 가능성은 낮아: 그러나 이런 국내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중국 당국이 다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의 자세에서 한 발 물러선 채 한 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성은 있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해법은 있다. 가장 먼저, 사태 이후에 실각한 자오쯔양 전 총서기에 대한 재평가와 복권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 일은 별로 어렵지도 않다. 유족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의 뜻으로 자택에 안치했다가 2019년 10월 중순 일반 묘지에 매장한 그의 유골을 베이징의 바바오산 혁명공원 제1묘역에 이장하기만 하면 된다. 체제를 뒤흔들지 않을 적정 수준의 사태 자체의 재평가도 필요한데, 이 역시 어렵지 않다. 정치적 폭란이었다는 평가를 학생, 시민들이 민주화를 부르짖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었다고만 해도 당시 사태의 주역들과 일반 중국인들은 열광적인 박수를 칠 게 분명하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는 용기를 내는 것은 결코 헛된 희망 사항이 아니다. 문화대혁명 이후 과거 잘못을 철저히 반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른바 판쓰(反思, 과거를 반성함)라는 말이 유행했다는 사실만 살펴봐도 그렇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중국은 G2의 위상에 부합하는 긍정적 이미지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고, 톈안먼이 본래의 이름처럼 기능할 수 있게 된다. G1 국가로 가는 길 역시 탄탄대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2장. 국민성과 국격 - 일류 국가 위해 업그레이드 시급

 

중국인들은 국민성에 강점이 상당히 많다. 무엇보다 관용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인지 사람에 대한 평가가 대체적으로 관대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가능하면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주려고 노력하는 경향도 강하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비판적으로 말하면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형편없는 케이스도 있다. 경제 규모가 크다고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국민들이 세계인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나라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일류 국가가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수준과 국민성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맹목적 애국주의 - ‘국뽕’이라는 말 들어도 할 말 없는 반중 정서의 온상

 

이웃 나라끼리 관계가 좋았던 사례는 정말 드물다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준다. 일의대수(一衣帶水)로 불리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사드 사태의 갈등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사실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은 기질적으로 많이 다르다. 요즘 말로 케미(화학적 궁합)가 좋다고 하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요즘 비등하는 중국인들의 애국주의가 사드 사태를 만나면서 불타올랐다. 인터넷 등에서는 한국인들을 비하하는 별칭인 가오리방쯔(고려 몽둥이)라는 말까지 난무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당국의 한한령(한국 문화 금지령) 발동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빗나간 애국주의로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과도 사사건건 충돌: 국수주의와 거의 동의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 애국주의가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너무 심하면 부작용이 엄청나다. 더군다나 국제 사회의 초강대국을 지향하는 국가에 유행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빗나간 애국주의로 한국과 베트남 등 이웃 국가와 사사건건 충돌하는 것은 기본일 뿐 아니라, 각급 학교의 국뽕 교육도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이니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을 내심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심지어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무슨 불후의 진리로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고 지도자까지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지린성 옌볜대의 K모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중국은 1949년 공산혁명을 통해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치욕의 역사를 경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와 국민이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국수주의, 대국주의 관점에서 역사를 봐야 했다. 이후 이런 역사 인식이 정부 주도로 자리 잡아 요즘은 완전히 요지부동의 진리가 됐다. 애국주의 고취 역사는 상당히 길다고 봐야 한다.”

 

도를 넘는 애국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역풍도 만만치 않아: 중국인들의 애국주의가 도를 넘을 경우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이웃 나라와의 갈등이나 충돌이 더욱더 크게 불거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결기의 베트남과의 관계가 그럴 수 있다. 1년에 몇 차례씩 불거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다시 터졌을 때 중국인들이 애국주의를 내세우면서 도발을 감행한다면 베트남인들은 ‘맞장’을 피하지 않을 수 있다. 사드 사태 역시 해결이 어렵다. 설사 한ㆍ중 당국자 간에 사태의 종결에 합의하더라도 양 국민 간 감정의 골은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깊어질 수 있다.

 

반중 정서가 전 세계에 확산될 위험성 역시 없지 않다. 역사적인 교훈을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친중적인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수년 전부터 부쩍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 정서가 만연하면서 반중 시위가 이어지기도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보다 못하다. 이런 진리를 안다면 중국인들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입장만 옳다고 강변하는 애국주의를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 당국 역시 어느 정도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3장. 차이나 파워 -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중국이 G1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확실히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정치, 사회 등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G2 국가에 합당한 국제적 수준의 차이니스 스탠더드를 확립할 필요도 있다. 민도 등 역시 개선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저력 면에서는 누가 뭐래도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현재 2% 부족한 여러 요인들 탓인지 차이나 파워에 대한 오해와 편견, 나아가 아무 근거 없는 선입견들이 지구촌에 난무하고 있다. 근거가 전혀 없는 억측은 아니지만 한국 언론이나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부언하건대 이웃나라의 불행을 원하는 듯한 이런 자세는 국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될 차이나 파워의 실체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중국 붕괴론 - 서구 세계의 희망 사항인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중국 붕괴론은 원래 지난 세기 말 미국의 의회도서관을 이용해 연구를 하던 일부 보수적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 불이 지펴진 이론이었다. 처음에는 중국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55개 소수민족 문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4, 5개의 정권으로 쪼개진다는 분열론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 경착륙 이론으로 진화했다. 헤지펀드계의 세계적 거물 조지 소로스와 닥터 둠(경제 전망 비관론자)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등이 미국의 위기 여파로 중국도 어려움에 봉착, 부동산 버블과 성장률 하락이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몰락한다는 시나리오를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4조 위안 규모의 자금을 경기부양책으로 쏟아 붓는,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인 중국의 선제대응 노력을 통해 가볍게 잠재워졌다.

 

그러다 드디어 2018년 3월부터 본격적인 미ㆍ중 무역 전쟁이 발발했고, 이어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중국 경착륙 이론은 이제 한 술 더 떠 붕괴론으로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자국에 영원히 도전하지 못하도록 해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으며, 경제에 뒤이어 정치, 사회도 완전 박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붕괴론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전혀 뜬금없는 주장만은 아니다.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각론으로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는 한다.

 

중국은 지난 세기 직후부터 최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체로 평균 10% 전후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아무리 대내외의 악조건 등으로 헤매더라도 8% 전후의 성장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질적으로 중진국 문턱에 겨우 진입한 중국으로서는 이 정도 성장은 해야 14억 명 인구를 그나마 먹여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미ㆍ중 무역 전쟁이 발발한 이후부터는 확연히 달라졌다. 2019년 3분기 경제성장률이 6.0%로, 2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019년 전체로 봐도 6%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거론됐을 만큼 이후 전망도 어둡다. 당연히 2020년 이후부터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언제든지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경제의 뇌관이라고 해도 좋을 부채 문제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부정적인 전망에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붕괴론이 고개를 쳐들었다 하면 쌍수를 들고 반박하는 루사예 주프랑스 대사나 후안강 칭화대 교수 같은 중국인들은 제외하더라도 그렇다. 앤드류 네이션 컬럼비아대 교수, 미래학자 존 나이츠비츠 등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표적이다. 주장의 근거도 확실하다. 질적으로는 중진국 문턱에 걸터앉은 수준인 중국의 입장에서 6%대의 성장률은 확실히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GDP가 2019년 말 기준 14조 달러에 근접한 거대 경제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총체적으로 중국 경제가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과거에 비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이나 데이터들이 아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조금 더 낙관적으로 분석한다면 2보 전진을 위해 기꺼이 1보를 후퇴하는 어려움을 스스로 감내하는 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역시 진정한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표현이 현재의 상황을 잘 대변한다고 하겠다. 정치, 사회 분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위기라는 말을 쓰기에는 다소 과하다.

 

4장. 차이나 이노베이션 - 혁신으로 무장한 4차 산업혁명의 성지

 

부정적 시각을 버리고 중국을 보면 여러 방면에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충분히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중국몽, 강국몽을 부르짖는 것이 완전히 허황된 생각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에 혁신으로 무장한 4차 산업혁명의 성지로 떠오르는 최근의 상황까지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원래 중국은 약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좋은 말로 카피캣, 속된 말로 짝퉁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 능력 하나만으로도 전 세계의 공장이 되기에 충분했으니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모바일 결제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과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분야를 언급할 때면 중국 주요 기업들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중국이 짝퉁 대국에서 중국몽과 강국몽의 실현을 가능케 할 ICT 강국으로의 변신에 완전히 성공했다는 것은 이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AI와 로봇 기술 -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기술까지 선두로 뛰어오르다

 

중국에서는 혁신에 필요한 모든 기술의 구현이 가능하다!: 핵심 중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기술을 먼저 꼽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중국의 일반인들은 바둑기사 커제가 인공지능과 반상 대결을 벌일 때만 해도 AI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 자국의 관련 기술이 걸음마 단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미 이때부터 중국 정부는 AI 분야에 나름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해놓고 있었던 듯하다. 발전 전략 역시 추진하고 있었다. 구이저우성 구이양에 구축한 국가빅데이터센터의 모든 정보를 BAT를 비롯한 유력 ICT 기업들과 이미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청사진은 대담하고도 거창했다. 2017년 7월 20일 국무원이 발표한 ‘차세대 AI 발전 계획’이 무엇보다 이를 잘 말해준다. 이는 향후 자국을 AI 중심 국가로 발돋움시키겠다고 천명한 프로젝트로, 2030년에는 미국을 뛰어넘으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국무원은 행동으로도 나섰다. 우선 전국의 초중고 교육과정에 AI 과목을 추가했다. 이어 주요 대학에 AI 관련 대학 및 전공학과를 신설하는 등의 중장기 전문인력 양성 계획까지 내놓았다.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전국 10여 곳에 국가급 AI 산업단지가 조성된 현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생사가 미래 AI 기술에 걸렸다고 해도 좋을 기업들의 행보는 파격에 가깝다. 미국으로부터 글로벌 공공의 적으로 규정되면서 동네북이 되고 있는 화웨이의 경우는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구에 전력투구한다.

 

ICT 인프라와 빅데이터 발판 삼아 로봇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 중국을 미국에 못지않은 AI 기술의 선도국으로 이끈 원동력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쟁력 높은 ICT 인프라를 먼저 꼽아야 한다. 어마어마한 인구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양 역시 거론해야 한다. AI 구축의 핵심인 빅데이터 형성에서부터 월등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AI 대국 중국의 미래는 이미 코앞에 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중국이 짝퉁 국가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세계 최대의 짝퉁 대국은 중국이다. 하지만 AI와 로봇 기술 등을 통해 혁신에 눈을 돌리는 것을 보면 조만간 오명을 벗어날 날이 올 것 같다. 그 정도로 지금 중국의 기술 혁신은 놀랍기만 하다. 

 

5장. 차이나 컬처 - G1을 목전에 둔 대국답게 문화 강국 DNA도 대폭발

 

경제가 발전한 국가의 문화가 후진적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우는 하드 파워가 엄청나게 커진 만큼 문화 분야의 소프트 파워도 극강을 향해 달려가야 정상이다. 특히 산업과 연관된 경우는 굳이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다. 현실이 이미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던 지난 세기 이전에는 5,000년 역사와 전통의 문화 대국이자 강국이 아니었던가. 실제로 G1 문화대국의 모습이 목전에 어른거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미술시장 - 미술이 요술방망이가 되는 세상, 창작의 자유 제대로 누리면 극강

 

군수공장에서 중국 최대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798예술구: 중국 미술을 논하면서 이제는 거의 전 세계인들이 다 아는 핫플레이스가 돼버린 베이징 차오양구 다산쯔의 798예술구를 빼 놓으면 안 될 것이다. 이곳은 원래 비밀스럽고 신비스러운 군수공장이 있던 자리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공장들이 하나같이 경영난에 부딪히면서 임대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그런데 이는 저렴한 작업장을 찾던 가난한 작가들에게 둘도 없는 기회였다. 실제로 유명, 무명의 많은 작가들이 속속들이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1990년대 후반에는 중앙미술학원도 이곳을 임시작업실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798예술구는 바로 전국구 명소가 되었다.

 

금세기 들어서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유럽, 일본 등 해외 갤러리들도 이곳의 문을 두드렸다. 곧이어 중국과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회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게 됐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이곳을 주목했고, 다산쯔 798예술구 문화특화지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금은 뉴욕의 소호나 서울의 인사동과 비견할 만한 중국 최대 예술구로 떠올랐다. 벤치마킹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상하이와 광둥성 광저우 등 유명 대도시에 비슷한 개념의 예술구가 최소한 한두 곳은 있다.

 

대표적 미술가인 치바이스의 작품 가격 총액은 5000억 원 규모로 추정: 1957년 97세를 일기로 타계한 치바이스는 뛰어난 작가이기는 했으나 금세기 들어 더욱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작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거래되는 작품의 가격 총액이 25억 위안에 이른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작품 값은 더 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중진들 역시 대단하다. 현대미술 ‘4대 천왕’으로 불리기도 했던 장샤오강, 웨민쥔, 쩡판즈, 팡리쥔 등이 주인공이다. 그림 값이 웬만한 서양 부호들의 자가용 비행기 가격을 호가한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작가도 있다. 바로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 반체제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다. 유명 시인 아이칭의 아들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2017년 작〈유랑하는 사람들〉이 독일을 비롯한 서구 세계에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중국 미술은 어느새 양적이나 질적으로 미국에 필적할 수준으로 올라섰다. 어느 시점이 되면 미국을 제치고 독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상업적으로도 미래가 밝다. 잘하면 작가들이 미술로 평생을 대부호처럼 떵떵거리고 사는 것도 어렵지 않은 시대에 진입했다. 쩡판즈의 엄청난 성공 사례를 보면 정말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한마디로 미술이 요술방망이가 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멈추면 곤란하다. 더욱 내실을 갖출 필요가 있다. 각 장르의 작가들이 작품들의 평균적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아가 작가들이 아이웨이웨이의 사례에서 보듯 아직은 상당히 미진한 창작의 자유까지 제대로 누린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럴 경우 중국은 머지않아 극강,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수준의 미술 선진국으로 세계를 호령할 것이다.

 

6장. 팍스 시니카 - 신기루라고 매도해선 안 될, 현실로 다가온 ‘중국몽’

 

“처음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다.”라는 유명한 금언은 『성경』과 『장자』에 모두 나온다. 이미 불후의 진리인 탓에 그렇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이 말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할 경우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1921년 7월 1일 창당 당시 고작 50여 명에 불과했던 집권 공산당의 당원이 빠르면 수년 내에 1억 명을 넘을지도 모르니 이런 단정도 크게 무리는 아니다. 여기에 전체적 국력도 미국에 근접하는 현실까지 더할 경우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솔직히 미래도 비관보다는 낙관 쪽으로 더 무게가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과하게 말하면 팍스 아메리카나를 대체할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가 오는 중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중국몽’, ‘강국몽’이라는 말이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인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신기루라고 매도해서는 결코 안 될 팍스 시니카 시대의 각 분야 향후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일대일로 - 지구촌을 사통팔달로, G1을 향한 중국의 진격은 현재 진행형

 

일대일로의 ‘일대(一帶)’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 아프리카로 뻗어나가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뜻한다.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로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를 의미하는데,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주창한 이후 완전히 거국적 프로젝트가 되었다. 미국 폴슨연구소에 따르면, 현대판 실크로드(Silk Road, 비단길)로 불리는 이 사업은 항구와 도로, 공항, 파이프라인 등의 인프라 건설을 통해 중국을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일대일로의 영향권에 놓인 연변(沿邊) 65개국과 촘촘히 연결하는 프로젝트이다. 세계 인구의 63%(44억 명), 글로벌 GDP의 29.3%(21조 달러)를 차지하는 지역의 경제 블록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2014년 이후부터 이들 연변 65개국에 일대일로 프로젝트 동참을 잇따라 요청한 바 있고, 대부분 국가들의 승낙도 받아놓은 상태이다. 당근도 준비해놓지 않았을 리가 없다. 동참을 원하는 국가들에게는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약속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과 투자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변 개발도상국들로서는 당연히 환영할 수밖에 없다.

 

‘일대일로’는 중국 중심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시스템 구축이 목적: 시진핑이 일대일로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을 대신해 G1으로 올라설 경우를 대비해 미리 자국 중심으로 세계를 움직일 시스템을 완비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보면 된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경우 그림도 좋고 스케일도 나무랄 데 없다. 중국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돈 보따리 풀기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폐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중국 자본을 들여오면서 프로젝트 대상 국가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게 된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개도국들이 중국에 진 부채의 전체 규모만 2019년 10월 기준으로 1600억 달러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직격탄을 맞은 국가도 있다. 파키스탄이 가장 대표적이다. 중국이 시원스럽게 빌려준 빚을 아낌없이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자했다가 외환위기를 맞고 말았다. 급기야 2019년 7월 IMF로부터 6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는 신세가 됐다.

 

프로젝트의 중심지를 필두로 한 지역에 번지는 부동산 투기 광풍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경향이 유독 심하다. 중국인들과 현지 부유층들이 인프라 개발 호재를 노리고 마구잡이 투자에 나선 탓에 부동산들이 몇 배나 뛰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외에 미국의 우려대로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들이 중국 경제에 급속도로 종속되는 듯한 상황, 공사 현장에서 빚어지는 중국인과 현지인 간의 갈등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반중 정서가 서서히 싹트고 있는 현실은 바로 이런 폐해의 일부에 불과하다.

 

‘일대일로’ 참여국들의 폐해와 혜택을 입는 국가들의 시각 차이: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프로젝트의 본격 실시로 그동안 지구촌의 변방으로만 존재하던 지역들이 큰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동남아시아의 라오스와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향후 전개될 상황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동안은 세 나라 모두 사회주의 은둔국으로 인식됐으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혜택을 본격적으로 입을 경우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는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상당수의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간에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혜택이 역대급일 것이다. 시진핑은 2015년 중국ㆍ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에 600억 달러 규모의 원조와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일부의 반중 정서와는 달리 대부분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압도적인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 패권국이 되겠다는 야심과 전혀 무관하지 않은 중국의 일대일로 행보는 동남아시아의 빈국이나 아프리카 등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지구촌 전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늘 있을 수밖에 없는 각 블록 별 갈등 역시 이의 영향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구소련 붕괴 이후 거의 1세대 가까이 미국이 자임했던 글로벌 파워의 1극체제를 양극체제 내지는 다극체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은 중국 경제, 사회의 엄청난 반전으로 이어져: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추진은 중국 경제 및 지역사회 발전에도 엄청난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일대일로의 효과는 외부 국경과 통하는 대륙 동서남북의 각지에서 엄청난 변화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과거에 유배지로 악명이 높던 최남단의 섬 하이난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알기 쉽다. 이 외에 헤이룽장성 하얼빈과 윈난성 시솽반나 등 다수의 국경 지대 낙후 도시들 역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수혜 지역으로 손꼽힌다. 뭘 해도 안 될 것이라는 평가를 듣던, 불과 얼마 전까지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대일로 시대의 중국, 나아가 세계의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는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시대는 현재진행형이고 머지않은 장래에 실현될 것: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방해할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집요한 방해다. 실제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대일로는 중국의 패권 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외교술인 ‘채무 함정 외교’에 다름 아니다. 국제사회는 이를 제대로 간파해야 한다.”는 요지의 비난을 가하며 어떻게든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판 자체를 뿌리째 뒤집어엎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동맹인 일본 역시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나 미국에 동조하는 편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등의 방해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때로는 기세에 눌리지 않기 위해 강력하게 맞받아치기도 한다.

 

 

 


중국의 강경한 입장이나 그동안 투자된 어마어마한 금액에 비춰 봐도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거국적인 노력을 기울여 인류 역사상 최대의 역사(役事)를 완성하기 위해 매진할 수밖에 없다. 그 의지는 원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경우 지구촌은 그야말로 사통팔달로 연결되면서 그동안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시대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팍스 시니카의 시대도 머지않은 장래에 활짝 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는 극강의 대제국 미국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해야 한다. G1조차 통제를 못하는 막강한 G2 중국의 시대는 이제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