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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책 후기

환율도 모르고 경제 공부할 뻔 했다!

by 뽀리아빵이 2020.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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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Summary

 

이 책의 목적은 외환 애널리스트처럼 전문적인 어떤 현상을 찾고 분석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분석 리포트들이 여러 금융사로부터 작성되었고,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다양한 리포트들을 어려움 없이 읽고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쓸 만한 정보를 찾는 방법이 아닌, 정보를 스스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1장에서는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환율이 가지는 의미와 환율의 표현법, 환율이 변동하면 나타나는 경제현상과 글로벌 통화 속에서 달러가 기준이 된 이유 등을 정리했다. 그 외에도 앞으로 환율을 전망하는 데 계속 언급될 안전통화와 위험통화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한 환율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인 NDF의 구조와 거래방법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2~3장에서는 환율을 움직이는 여러 요인(재료)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외환시장의 중장기적 중력으로 작용하는 펀더멘털과 수급의 정의를 시작으로, 펀더멘털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외환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급을 국제수지표를 통해 확인해보고, 각 구성 요인별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환율의 흐름을 보다 거시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시장 참가자들의 향후 예상과 기대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요인들도 다양하게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환율의 방향을 추정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상품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화폐를 거래하는 외환시장은 인간의 심리가 크게 개입되는 시장이므로, 심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트를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 캔들의 형태와 추세선지지선저항선 등 차트를 보는 최소한의 도구를 익힐 수 있게 정리했다. 또한 다양한 정보와 차트를 바탕으로 환율 변동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과정은 이 책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들을 충분히 연습한다면 설령 시장 예상을 빗겨가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

 

5장에서는 투자자로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과 기업에서 외환을 다루는 독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내용을 담아보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에 있어 진리로 언급된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가 없다면 수익 대비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된다. 다시 말해 잘 관리된 고위험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수익을 가져다준다는 뜻이다. 5장을 통해 시장의 움직임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익히고, 보다 현명하고 안전하게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환율, 아무리 재미있게 읽으려고 해도 재미없는 내용임을 필자 역시 잘 알고 있다. 처음부터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끝까지 참고 완독해보기 바란다. 당장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는 최소한 일상과 실무에서 느꼈던 환율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지리라 생각한다.

 

차례

프롤로그 당신이 환율과 친해지는 그 날까지

 

1. 환율, 기초부터 제대로 알아보자

 

환율이란 무엇인가? / 환율의 표기법과 환율 등락의 표현들

미국 달러는 어떻게 기축통화가 되었나? / 이종통화란 무엇인가? / 환율제도 이해하기

외환시장을 구분하고 특징을 파악하자 / 역외환율(NDF)이란 무엇인가?

환율의 등락에 따라 나타나는 경제현상 / 주식보다 쉬운 환율 / 환율, 어디서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2.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경제의 기초 체력, 펀더멘털 / 수급의 주체를 파악하자 / 무역수지와 환율의 연관성

해외투자와 환율의 관계 /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펀드 / 환율을 움직이는 경제지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심리를 파악하자

 

3.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주식, 채권, 원자재의 가격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환율에 중력으로 작용한다

FOMC 회의가 달러의 방향을 좌우한다 / 환율, 반드시 중국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과 그에 따른 영향력

환율 변동 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4. 환율의 향방을 읽어라

 

모든 재료가 녹아 있는 차트 / 꼭 알아야 할 추세선, 지지저항선, 이동평균선

환율 상승과 하락의 재료는 무엇인가? / 환율을 예측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재료

환율 예측의 첫걸음, 환율 변동 시나리오

 

5. 외환투자 노하우와 기업 외환관리 실무

 

개인도 얼마든지 외환투자를 할 수 있다 / 언제, 어떻게 사고팔아야 할까?

시장에 맞서지 말아야 한다 / 외환투자에서 승자가 되는 법

기업 외환담당자가 꼭 알아야 할 외환실무

 

에필로그 외환시장에 대한 이해가 경제 공부의 첫걸음

 

 

 

1. 환율, 기초부터 제대로 알아보자

 

환율이란 무엇인가?

환율은 한자로는바꿀 환()’비율 율()’자를 쓰며, 영어로는 ‘Exchange Rate’라 한다. , 양국의 통화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한다. 그러나 환율이 무엇인지 묻는 원론적 질문은 별 의미가 없다. 그보다환율은 항상 오를까, 내릴까?’, ‘오르면 얼마까지 오르고, 내리면 얼마까지 내릴까?’라는 질문이 더 유의미하다. 이러한 질문은 환율의 방향, 레벨과 연관이 있으며, 좀 더 들어가그럼 과연 언제쯤 오르내릴까?’라는 질문을 통해 시간개념과도 엮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그럼 왜?’라는 파생적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환율이란 단어가 비로소 우리 생활에 있어 의미를 가지게 된다.

 

누군가 앞서 말한 3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맞힐 확률은 사실 50%로 꽤 높은 편이다. 현 경제 상황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일단 답을 하기만 하면 된다. 시장 분위기상 느낌이 올 때가 있기 때문에 환율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맞든 틀리든 비교적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에서는 느낌만으로 답하기가 어렵다. 국내외 경제금융 스케줄과 대내외 이슈, 이벤트 등 상승하락 재료들을 조합해 추정하지만, 언제 오르내리고 얼마나 지속될지는 4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복잡한 문제다. 수많은 재료들을 조합해 답을 낸다고 해도 정확하게 답을 맞히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환율을 예측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이유: 환율 몇십 원에 회사의 손익이 좌우되는 우리나라 수출입기업부터, 일상생활에서 원유ㆍ가스ㆍ원자재를 비롯해 수입 재화를 쓰고 있는 우리들, 자산 증식을 위해 해외 금융자산이나 외화에 투자한 투자자들, 그리고 자녀의 유학자금을 보내야 하는 부모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환율은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미 환율 변동의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1997 IMF외환위기를 떠올려보자. 너무 먼일처럼 느껴진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기억해보자. 50%가 넘는 환율 폭등으로 영업 이익률이 10%가 넘는 우량 수입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고, 엔화 대출을 받았던 개인 사업자들의 빚이 2배가 되었으며,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다. 또한 2012년에는 고금리 해외채권 열풍에 편승했다가 50%가 넘는 막대한 손실을 경험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고통은 항상 몇 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지지만 언제고 다시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제부터라도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들을 인지하고 충격에 대비해보자.

 

세계 경제의 나침반, 환율: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경제정치사회적 상황은 주식채권외환원자재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움직인다. 글로벌 개방경제에서 각국의 통화는 다양한 시장 주체들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적정 환율을 형성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을 거쳐 금융자본시장과 상품시장 등으로 흘러들어간다.

 

환율은 가격 그 자체의 의미보다 세계 각국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끊임없이 순환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때로는 투기적인 세력이 환율의 방향을 조종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주요 거시경제지표)과 수급이 환율을 결정한다. 우리는 환율을 봄으로써 글로벌 경제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역으로 추정할 수 있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세계 경제 속 우리 경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을 통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단번에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율 방향을 추정하기 위해 환율과 관련된 경제금융 용어들을 익히고 수많은 요인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 모니터링 해야 한다. 더불어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는 능력, 즉 외환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이슈를 파악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환율과 상관성이 높은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면 각 이슈들의 우선순위를 놓고 모두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환율이란 나침반을 주시하다 보면 그 방향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 달러는 어떻게 기축통화가 되었나?

미국 달러는 세계 각국의 통화와 다이렉트로 거래되고 있다. 통화뿐만이 아니라, 산업의 근간인 석유와 철, 구리알루미늄니켈 등의 비철금속, 옥수수밀 등의 농산물까지 국제거래소에서 미국 달러는 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럼 왜 전 세계 통화가 미국 달러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축통화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기축통화란 국제 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나 국제 무역결제를 할 때 기본이 되는 통화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전쟁으로 인해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지 않을 정도로 군사 강대국이어야 하고, 고도로 발달된 금융ㆍ자본시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원활한 대외거래를 위해 규제나 장벽이 없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해 내수 기반이 확고해야 하며, 산업 전반적으로 균일하게 고도로 성장된 국가여야 한다. 미국이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최근 고도성장으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넘보고 있는 중국 위안화는 금융자본시장 시스템이 폐쇄적이고, 2의 기축통화라 불리는 유로화는 관련 국가들의 성장 편차가 고르지 못해 기축통화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설령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하더라도 기축통화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전 세계 주요국의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안전한 통화와 위험한 통화: 그렇다면 기축통화가 아닌 통화들의 지위는 어떠할까? 주식 중에는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성숙기에 접어들어 비교적 안전한 주식이 있는가 하면, 회사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위험한 주식도 있다. 마찬가지로 통화도 똑같이 안전한 통화와 위험한 통화가 있다. 문제는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금융시장의 진리와 달리 위험을 감내하고 위험통화를 보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고수익이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위험통화가 안전통화에 비해 수익이 더 적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안전통화와 위험통화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기준은 바로 ‘글로벌 위험 요인들이 부각될 때 강세를 보이는지, 아니면 약세를 보이는지’ 여부다. 만약 금융위기나 글로벌 경제 둔화와 같은 충격이 왔을 때 해당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안전통화’, 약세를 보이면위험통화로 구분한다. 반대로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기(회복기)에 있고 정치사회금융경제 등에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을 때 강세를 보이면위험통화’, 약세를 보이면안전통화로 구분한다. 물론 안전통화국이 신흥국에 비해 고성장한다면 해당국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되어 안전통화임에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축통화이거나, 2차 기술산업 근간의 고성장고소득 국가의 통화이거나, 초저금리저인플레이션 통화는 안전통화로 구분한다. 여기에서초저라고 함은 대체로 0%에 가까운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안전통화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다. 유로화도 초저금리초저인플레이션 통화이기는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이 기술 중심의 2차 산업 기반이 취약해 안전통화로 구분할 수 없다. 특히, 유로화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내 재정 여건이 불안정한 일부 국가와 함께 엮여 있어 출범 이후 상당 기간 위험통화로 구분되어 왔다.

 

물론 향후 유로존의 재정 및 금융 리스크가 제거되고 산업구조가 개편되면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현재 위험통화라고 해서 영원히 위험통화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조건이 충족되면 언제든 안전통화로 재구분될 수 있다. 참고로 유로화는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한 2014 6월 이후 유로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거래)가 확대되었고, 유로존 재정 위기 또한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때는 간헐적으로 안전통화로 구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금융권의 부실 우려가 재부각되자 다시 위험통화로 회귀했다.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구분하는 이유: 전 세계 경제가 불안할 때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해되지만 엔화는 무엇 때문에 강세를 보일까? 엔화가 안전자산인 이유는 일본 경제가 탄탄한 이유도 있지만 초저금리초저인플레이션 통화이기 때문이다. 장기 저성장 국면에서 일본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오히려 인구 노령화와 맞물리면서 임금과 소비가 늘지 않았고 물가 또한 오르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는 제로에 가깝게 되었다.

 

물가라도 높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데 엔화는 그럴 위험도 아주 낮았다. , 엔화를 들고 있어도 가치 하락의 염려가 없는 것이다. 엔화는 장기적으로 저금리ㆍ저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고, 산업 전반적으로 일본의 기술경쟁력 역시 글로벌 최상위 수준이다. 또한 무역 흑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발행한 국채의 대부분을 국민이 보유하고 있어 대외채무로 나라가 부도날 위험도 없다. 그래서 엔화는 캐리 트레이드 통화가 될 수 있었다.

 

해외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막대한 금액의 엔화를 아주 싸게 차입하여 신흥국가의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다. 문제는 금융위기 시에는 엔화의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투자했던 위험자산의 수익률도 떨어져 위험자산 처분과 엔화 상환 압박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입한 엔화를 상환하기 위해 엔화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보유하려는 심리로 엔화는 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엔화는 글로벌 위험 요인이 부각될 때 강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안전통화다. 글로벌 위험 요인에 대한 엔화의 반응 강도는 현재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보다도 강하다.

 

환율의 등락에 따라 나타나는 경제현상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해당 국가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을수록 커진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환율 변동성 또한 고변동군에 속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환율이 상승할 때 나타나는 경제현상: 달러원 환율 1,200원 돌파! 연고점 갱신!’ 이렇게 환율이 상승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크게 가계, 기업, 국가(외환당국)로 나눠서 살펴보자. 먼저 가계를 살펴보면 생필품의 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수입식료품을 비롯해 자가용 기름값과 냉난방비가 오르고 환율이 비싸니 해외여행 수요도 줄게 된다. , 수입물가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고 소비가 둔화된다.

 

반면 기업은 원재료, 부품값이 상승하지만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향상되어 수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또한 상품(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데, 정상수지 흑자는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유입된다. 이 또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달러 매도, 원화 매입, 국내 기업 주식 매입). 한편 기업의 이익 증가분은 임금 상승과 가계소득 증가로 일부 이어진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에서는 고환율 정책으로 단기 경제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외환당국)는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파르면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시장 개입(매도)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킨다. 투기세력이 유입되어 환율이 균형가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판단되면 투기세력의 의지를 꺾기 위한 고강도 매도 개입을 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율이 하락 반전할 수도 있다.

 

이처럼 환율 상승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며 외화 유입(공급)으로 환율은 낮아진다. 굳이 의도적으로 조정하지 않아도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환율은 평균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이다.

 

환율이 하락할 때 나타나는 경제현상: 환율 하락에 대한 경제현상은 환율 상승 시 나타나는 현상과 대체로 반대다. 가계는 수입물가가 하락하게 되니 수입 생필품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 환율 하락으로 가처분소득이 증가해 소비가 늘게 되는 것이다. 반면 기업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해외 수출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는 치명적이다. 기업실적 부진과 함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매출 감소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촉발해 중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때 환율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린다. 또한 기업실적 악화로 고용과 임금이 감소하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게 된다. 한편 국가(외환당국)는 지나친 환율 쏠림과 경기 둔화를 방지하고, 원화 강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의지를 꺾고자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이처럼 환율 상승과 마찬가지로 환율 하락 또한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기업 외화 유입 감소와 외인 투자자금 유출, 외인 투기세력 이탈(외화 공급 감소 및 수요 증가)로 환율은 다시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

 

2.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경제의 기초 체력, 펀더멘털

펀더멘털은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경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의미한다. , 그 나라 경제의 건강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한 나라의 경제가 건강하다는 것은 그 나라 경제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완만한 물가 상승이 동반됨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나라처럼 수출 중심의 대외 개방경제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여부, 그리고 금융위기와 같은 대외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정도가 펀더멘털의 구성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수급과 더불어 한 나라의 펀더멘털은 그 나라 통화에 중력을 제공한다.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입보다 수출이 많아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기업은 재투자를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때 주식, 채권과 같은 원화자산 매입을 위한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유입되는데, 이 과정에서 달러를 팔아 원화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펀더멘털 개선으로 인해 달러원 환율의 중력이 아래쪽으로 작용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반대로 펀더멘털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경상수지가 축소 또는 적자가 되어 외화 유동성이 악화되고, 외국인의 원화자산 이탈 압박으로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환율의 방향을 알기 위해 펀더멘털이 건강한 상태인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경제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는 뜻이다. 환율은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중국일본유로존 등 교역관계에 있는 주요국들과의 지표 비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 파악하여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화자산의 경쟁력과 매력도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해야 한다.

 

펀더멘털을 가늠하는 방법: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의 함수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기술 발전이다. 견조한 경제성장이 이어진다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재화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고용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이 아니라면 신규 고용은 늘고 실업률은 떨어지며, 가계의 총소득과 소비가 늘어난다. 소비의 증가로 기업의 생산은 다시 증가하게 되고 보유 재고도 늘어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에도 투자한다. 경제 구성원들의 총수요 증가로 원자재를 비롯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즉 물가 또한 완만하게 상승한다. 물론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의 완만한 가격 상승은 향후 개인들의 소비심리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중앙은행과 정부,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순환되는지 각 부문의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관찰한다. 글로벌 경제와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경우 고용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실업률’과 같은 지표로, 소비심리는 ‘소매판매지수’, ‘소비자신뢰지수’, 생산은 ‘산업생산지수’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마지막으로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PCE)’ 등의 지표로 측정하고 관찰한다.

 

이들 지표는 보통 매월 발표되는데 우리는 지표에서 드러난 추세로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이 지표들은 미국의 재정통화정책의 참고지표로 쓰이며, 해당국 통화의 현 레벨에 대한 평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환율을 움직인다. 만약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데 환율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향후 약세를 보일 것이고, 반대로 펀더멘털은 좋은데 환율이 저평가되어 있다면 향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펀더멘털과 환율과의 괴리: 펀더멘털이 좋으면 무조건 해당 통화가 강세로 갈까? 그렇다면 환율 예측이 훨씬 수월해질 테지만 실상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펀더멘털이 가진 상대적이면서 예측적인 특성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항상 펀더멘털이 더 좋거나 또는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만약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미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거나, 향후 더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투자자들은 원화자산을 팔고 달러자산을 매입할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주변국의 펀더멘털이 원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 펀더멘털이 견조하더라도 우리와 교역 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기미를 보이면 향후 교역 감소로 이어져 펀더멘털이 악화될 거란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실제로 우리나라의 현재 펀더멘털이 양호한 수준이더라도 원화는 약세 압력(달러원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펀더멘털적인 측면 외에도 금융당국의 정책적 요소, 정치사회적 요소, 지정학적 리스크, 역외 투기세력 등 환율을 균형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펀더멘털만을 근간으로 환율의 방향을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환율은 결국 그 나라의 펀더멘털을 반영해 균형환율로 수렴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펀더멘털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하면서 현재의 환율을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3. 환율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주식, 채권, 원자재의 가격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4총사가 있다. 주가지수와 환율, 금리, 원자재가 그것이다.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와 금리, 그리고 실물경제의 수요를 대변하는 원자재시장은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환율을 움직인다. 따라서 우리는 환율 동향과 전망을 확인하기 위해 자본시장과 원자재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주가지수와 환율과의 관계: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이나 가격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수출 확대 및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간다면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여기서 무역 흑자로 인한 달러 유입으로 달러원 환율은 먼저 하락 압력(원화 강세 압력)을 받게 된다. 실적 호조로 기업의 가치는 증가하고 원화의 가치 또한 올라간다. 주가 차익뿐만 아니라 환차익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매입할 유인이 커진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하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은 또다시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이처럼 국가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어 주가지수가 오르게 되면 원화는 강세 압력을 받게 되고, 달러원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달러원 환율과 주가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채권 가격(금리)과 환율과의 관계: 한편 우리나라가 견조한 경제성장을 이어나간다면 주식뿐만 아니라 원화 채권에 대한 수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금리)이 높고 신흥국 중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글로벌 펀드 포트폴리오에 담는 과정에서 채권 가격은 상승(채권금리 하락)하고, 환율은 하락 압력(원화 강세)를 받는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채권 가격과 환율은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면 당국은 버블을 방지하고자 금리 인상을 준비할 것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해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물론 금리 인상이 반드시 외국인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국내외 금리 차가 크고, 원화채권 수익률이 매력적이라면 오히려 금리 상승 영향으로 원화가 단기적 강세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 채권 가격 하락(시장금리 상승)에도 환율이 하락하는 양의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채금리(가격)과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일부 상관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상관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원자재의 가격과 환율과의 관계: 원자재의 가격은 실물경제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미국의 경제 회복과 더불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원자재 수요도 늘어나 가격이 상승하고 우리나라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자재의 가격 상승은 일반적으로 원화의 강세, 즉 달러원 환율 하락을 유발한다.

 

원자재의 수요 증가가 예측되면 투기세력이 가세해 가격 변동성을 키우기 때문에 원화는 신흥국 통화와 함께 위험자산으로 구분된다. 국제 비철금속 등의 원자재들은 미국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수요 증가와 별개로 시장이 위험자산 선호심리 상태이거나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도 가격이 상승한다. , 달러원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할 때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다만 원유와 비철금속 등은 수요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국의 채굴량 변화 등의 공급 이슈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요 요인이나 달러화에만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 환경 변화에 따라 환율과의 상관관계가 깨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환율, 반드시 중국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

작년(2017)에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5천억 달러를 잃었다. 이제 이런 일이 발생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작되었다. 2018 3월 해당 발언 이후 미국은 2018 7,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 규모의 848개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와 함께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2018 3월 초까지 달러 대비 사상 최고로 강세를 보이던 위안화는 미 정부의 조치에 가파르게 급락했고, 4개월여 만에 약 8% 절하(약세)되었다. 이 기간 중국의 주가는 약 18% 하락했다.

 

왜 미국은 중국을 겨냥했을까?: 사실 무역수지를 보면 미국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미국의 대 중국 교역에서 적자는 2017년 기준 연간 3,752억 달러( 412조 원)에 이른다. 미국의 대중국 교역 비중을 보면 수입이 21.6%, 수출이 8.4%로 상당히 불균형 상태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특정국에 수입이 집중되어 있는 것도 모자라 막대한 무역 적자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달갑게 느껴질 리 없다. 그럼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옳은 것인가? 물론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과거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를 거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 격차는 상당 부분 좁혀졌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유럽 등 기술선진국의 신기술 발전 속도는 더딘 반면,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2차 산업기술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저렴한 임금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2007년까지 중국은 연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수요 감소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로 경제성장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1970~199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줄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것처럼 중국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중국과 교역관계에 있는 여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수입과 수출의 약 2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무역수지와 수출입지표를 비롯해 물가생산소비 등의 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경제지표도 함께 악화되어 원화가 약세(달러원 상승) 압력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국이 대외 의존 수출주도 성장에서 내수 중심 성장으로 정책을 옮겨가면서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와 산업구조가 중복되는 중공업IT 부문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중국 경제 동향은 글로벌 펀드자금의 이머징마켓 배분 비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나라 외국인 자금 유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령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글로벌 펀드의 아시아 포트폴리오 비중을 축소시켜 외국인의 원화자산 이탈로 이어지고, 이는 곧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상당 기간 우리나라와 교역의 동반자이자 경쟁자로 그 역할을 할 것이므로 중국의 경제와 위안화 동향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

 

4. 환율의 향방을 읽어라

 

환율을 예측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재료

정보는 많을수록 좋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자칫 정보의 홍수 때문에 표류할 수 있다. 매일 수많은 재료들이 생성되고 또 소멸하면서 거짓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큰 흐름을 잡고도 작은 재료에 휘둘려 방향을 잃는 경우가 많다.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장 많이 받을 재료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승하락 재료를 찾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메인 재료를 파악하고 추세 속에서 중심을 잡는 데 익숙해지면 작은 재료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작은 재료는 과감히 무시하자: 시장을 주도하는 재료는 계속 바뀌기 마련인데 과거의 재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일을 망치기도 한다. 가령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장의 핵심 이슈로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FOMC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지표, 즉 연방은행 총재들과 이사들의 발언을 주목하고 향후 전망을 분석해야 한다. 이때 발표되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등과 같은 중장기 수급 재료와 지금은 후순위로 밀려난 유로존 정치 리스크,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재료는 순간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역외세력은 대외 메인 재료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때는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핵심 재료에 주목해야 한다. 대외 이슈나 이벤트가 부재하고 변동성이 제한된 장이라면 수급 재료가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장의 초점이 다른 곳에 있을 때는 후순위 재료를 과감히 무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순위 재료 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가장 큰 그림은 역시 국가 간의 통화정책이다. 각국의 통화정책은 펀더멘털과 수급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원화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중국일본유로존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알기 위해서는 통화정책회의 후 발표하는 성명서의 정확한 해석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들의 발언까지 분석해 향후 정책 변경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물론 개인들은 모든 내용을 직접 찾기보다는 이미 찾아서 분석해놓은 금융사의 리포트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반대로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면 기본적인 방향은 ‘달러 강세, 원화 약세’. 만약 금리마저 같아지거나 역전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함께 환율의 중장기 흐름이원화 약세, 달러원 상승쪽으로 갈 수 있다. 따라서 각국 통화정책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정책이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관련 지표 등의 경제 여건을 점검해야 한다.

 

우선순위 재료 ② 펀더멘털 관련 경제지표: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이기 때문에 펀더멘털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를 중요 순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중앙은행 정책과 펀더멘털 관련 재료는 시장 기대감에 따라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표 등의 발표 스케줄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달러원의 환율 예측을 위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펀더멘털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중요 교역국가이면서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과 일본의 펀더멘털과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 만약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양호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면 원화 또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주요국 상황을 다 찾아보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시장에서 중요도가 높은 지표 2~3개 정도는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순위 재료 ③ 여타 통화의 움직임: 만일 주식이 오르고, 외국인도 주식을 사고, 미국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원자재의 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고 아시아 통화들도 모두 강세인데 원화만 약세다.  대내외 이슈를 찾아보지만 원화가 약세를 보일 만한 특별한 이유도 없다. 이때는 어떤 지표에 의지해야 할까? 이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여타 통화의 움직임이다. 환율이 이론적 배경과 달리 움직일 때는 수급적으로 수입 결제나 수출 네고가 유입되었거나. 역외세력이 달러를 사고 팔았거나 등의 추적이 어려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여타 통화의 움직임 자체를 재료로 삼고 거래할 수 있다. 만약 아시아 통화가 모두 강세인데 원화만 약세라면 이후 추가 약세 움직임이 제한될 것이라든지, 또는 여타 아시아 통화를 따라서 곧 강세 전환할 것이란 시나리오를 세울 수 있다.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대표적 통화로는 위안화와 엔화를 들 수 있다. 장중 위안화 고시환율(달러위안)과 달러엔의 움직임에 달러원 환율이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거래를 할 때는 대내외 재료와 시장 상황, 차트를 종합해서 보고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통화의 움직임도 함께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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